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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 지구과학/해양

해수 침강의 원리와 물이 표면부터 어는 이유

by 0대갈장군0 2022.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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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나 호수가 언 곳을 가보면 알 수 있듯, 강이나 호수처럼 깊이가 조금 있는 물은 얼 때 표면만 얼 뿐 그 안쪽은 얼지않으며, 물고기들은 아무 문제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우리야 일상적으로 이런걸 보고 있어 이것이 크게 신기한 부분이 아니지만, 사실 물 말고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건 거의 없다 생각해도 됩니다. 보통, 물질이 얼면 전체가 다 얼어버리지 물처럼 표면만 어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희안하게 물 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오늘은 이에 대해 알아볼 예정입니다. 이 내용이 중요한건 해수의 침강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1. 물의 특이한 수소결합

물은 분자 내 전자의 분포가 다소 독특합니다. 수소쪽에는 전자가 없고 산소쪽에만 전자가 몰빵(?)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산소 쪽은 - 전하를, 수소쪽은 + 전하를 띄는 형태의 극성을 가지게 됩니다. 이로인해 물 분자는 가만히 내비둬도 수소와 산소 사이에 전기적 결합이 발생하고, 이를 수소결합이라고 합니다.

<물 수소결합의 개념도>

물이 가지는 이런 전기적 특성은 생명체가 생명활동을 하는데 매우 유리합니다. 용해도가 높아지고, 외부의 온도변화에도 온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등이 그런 예입니다. 이런 수소결합 덕분에 물은 얼 때에도 다른 아이들과 다른 특이한 형태를 보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보통의 액체들은 얼어버리면 분자와 분자사이가 엄청나게 가까워지며 밀도가 증가합니다. 보통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물은 다릅니다. 

물이 온도가 감소하면서 액체상태의 분자들이 운동성을 차차 잃으면서 서로 모이려 할 때, 수소결합에 의해 산소와 수소가 서로 결합하려 하면서 특정한 육각 구조로 배열되려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위 그림처럼 분자들이 빼곡히 모일 수 있지 않고 아래 그림처럼 액체때보다 오히려 부피가 증가하게 됩니다.

이에 물은 처음에는 온도가 떨어지며 다른 물질처럼 부피가 감소하고, 밀도가 증가합니다. 이때까지는 물은 다른 물질처럼 차가워진 물은 침강하고, 상대적으로 덜 차가운건 위로 뜨면서 전체적으로 온도가 감소합니다. 그러다 4도씨 이하로 온도가 떨어지면, 수소결합에 의한 분자간 결합이 우세해 지면서 위의 맨 왼쪽 그림처럼 자기들끼리 6각 모양으로 배열되며 오히려 부피가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부피의 증가로 인해 밀도는 감소하고, 이때부터 차가워진 물은 더이상 침강하지 않고 위로 뜨게 됩니다. 부피 증가에 따른 밀도 감소가 원인인 것입니다. 

 

자연상태에서 물이 냉각될 수 있는 곳은 공기와 접한 물의 표면입니다. 바깥 공기가 영하권으로 내려가면, 공기와 접한 물의 표면은 4도씨 이하로 내려갈 수 있고, 4도씨 이하로 온도가 내려간 물은 오히려 밀도가 감소, 더이상 침강하지 않아 물의 표면만 계속 온도가 내려가다가 결국에는 표면만 얼게 됩니다. 깊은 곳의 물은 표면에서 얼음이 얼어버려 외부 공기와 열교환을 차단, 상대적으로 열을 덜 빼앗기며 계속 흐를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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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바다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

지금까지 이야기는 모두 소금이 녹아있지 않은 순수한 물의 상황입니다. 그런데 바닷물은 좀 다릅니다.

 

우선 물은 냉각 될 때 4도씨 까지는 밀도가 증가하다, 더 냉각이 진행되면 밀도가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4도씨를 최대밀도온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염분이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물에 녹아있는 염분은 물분자간의 수소결합을 방해합니다. 자연스럽게 물이 수소결합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최대밀도 온도가 낮아집니다. 물이 자기들끼리 모이는걸 방해한다는 소리는 고체가 되기도 어려워진다는 소리입니다. 이때문에 어는점(freezing-point temperature)도 덩달아 낮아지기 시작합니다. 위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빨간색은 최대밀도온도(Maximum-density temperature)의 변화, 노란색은 어는점(freezing-point temperature)의 변화입니다. x축은 염분, y축은 온도입니다. 염분이 증가할수록 최대밀도온도가 빠르게 감소합니다. 이와 동시에 어는점도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바닷물은 최대밀도 온도에 도달하기 전에 얼어버립니다.

 

만약 바닷물의 염분이 20psu 이고(위 그림은 x축이 퍼밀 단위로 되어 있으나, 임의로 psu라고 해도 됩니다), 해수온이 약 -0.5도 씨 정도라면, 최대밀도온도가 약 0도씨 이므로, 해수가 -0.5도씨에 도달할 때면 이미 최대밀도 온도를 지나쳐버려 밀도는 오히려 감소하게 됩니다. 이 경우 다른 요인이 없다면 -0.5도씨의 바닷물은 밀도가 작아졌기 때문에 침강은 발생할 수 없습니다.

  북극해의 경우 바닷물은 -0.5도 보다도 더 차가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과 같은 침강은 발생하지 못합니다. 어는점이 최대밀도온도보다 더 낮기 때문입니다. 물은 온도가 떨어지면서 밀도가 증가하다가 최대밀도온도보다 더 온도가 떨어져도 어는점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상황을 볼 수 있습니다. 24.7psu보다 염분이 더 높으면 물은 다른 물질과 비슷하게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최대밀도온도에 도달하기 전에 어는점에 도달해 버려, 얼기 직전까지 계속 부피가 감소하고 밀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얼기 직전까지 계속 밀도가 증가하여 얼마든지 침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얼어버리면 당연히 밀도가 더 작기 때문에 얼음은 바다위에 뜨게 됩니다.

 

북극해나 남극해는 모두 24.7psu보다 염분이 높습니다. 자연히 얼기 직전까지 밀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침강이 가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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