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해안 도로는 경사가 많지 않고, 풍경이 매우 좋아 자전거 여행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저의 경우 자전거를 이용한 제주도 여행을 두번 하였는데, 마지막으로 한 것이 어느덧 2021년 작년이 되어버렸습니다. 코로나도 어느정도 끝나가고, 올해 여름에도 제주도에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준비에 도움이 되고자 이번 포스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1. 자전거 준비하기
자전거 여행이니 당연히 자전거를 준비해야겠죠? 자전거를 준비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로 제주도 현지에서 자전거를 빌리는 방법과, 본인의 자전거를 비행기에 싣고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현지 자전거 렌탈샵을 이용하여 준비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자전거로 돌지 못한다는 상징적 의미는 떨어지겠죠. 그리고 렌탈삽에 따라 자전거 상태가 어떨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있습니다. 꾀 먼거리를 돌아야 하는만큼 중간에 자전거가 퍼져버리면 여행을 망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자전거를 들고 제주도에 가는것은 준비는 어렵지만 본인의 자전거로 직접 돌았다는 상징적 의미, 그리고 잘 정비된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안도감도 있습니다. 물론 본인 자전거가 평소 정비가 잘 되어있지 않다면 차라리 빌리는게 나을수도 있습니다.
가. 현지에서 자전거를 빌린다면?
저의 경우 제 자전거를 들고 갔지만, 함께한 친구들의 경우 빌려서 간 친구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자전거를 박스포장하고, 비행기에 싣고, 다시 현지에 와서 박스 풀고 자전거 조립하는 거 생각하면 친구들의 방식이 굉장히 편했습니다. 심지어 친구들은 모두 전기자전거....를 이용했거든요. 공항에 도착해 렌탈샵으로 이동하여 미리 예약한 자전거를 빌리고, 여행을 완료한 뒤 다시 렌탈샵으로 가서 자전거를 반납하면 끝 입니다. 심지어 렌탈샵에서 픽업 서비스까지 해 줍니다.
다만, 너무 저렴한 렌탈샵은 피하는게 좋습니다. 자전거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친구들이야 전기자전거를 이용해서 굉장히 편하게 완주를 했는데, 오로지 자신의 하체만으로 자전거를 움직여야 한다면, 성능 좋은 자전거일수록 힘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건 너무도 당연한 사실입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고 저렴할 수록 많은 힘을 들여야 하거든요. 솔찍히 제주도 정도 코스에서 며칠을 자전거를 탄다 해도 자전거가 퍼지거나 하는일은 잘 없습니다. 다만 자전거가 저렴하면 힘이 많이 들어 고통스럽게 여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나. 내 자전거를 가지고 간다면
우선 동네 자전거 가게에서 본인의 자전거가 실릴 수 있을 박스를 구해야 합니다. 보통 동네 자전거 샵에서 무료로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의상 얼마의 금액을 지불해도 좋구요. 저의 경우 자전거 여행을 위해 자전거를 그냥 사버려서, 최초 포장된 박스를 버리지 않고 잘 가지고 있었는데, 함께한 친구의 경우 동네 샵에서 박스를 구했습니다.
자전거를 박스에 실으려면 육각렌치, 스패너 정도만 있으면 됩니다. 앞바퀴는 요즘 레버를 이용해 쉽게 탈착 가능하여 별도의 도구가 없어도 되고, 안장도 쑥 뽑으면 되는데, 핸들과 패달을 풀 때에는 도구가 있어야 합니다. 도구 자체가 크진 않고 작으니 하나 구입하셔서 여행 내내 들고다니시는걸 추천합니다.
이렇게 핸들과 앞바퀴, 패달, 안장을 모두 뺀 뒤 차곡차곡 박스에 넣습니다. 이 때 자전거를 다시 조립할 때 필요한 중요 부품이 없어지지 않게 박스안에 잘 집어 넣고, 뒷 바퀴 기어는 파손되지 않도록 뽁뽁이나 여분의 박스 종이를 작게 잘라 덧대 놓는것이 중요합니다.
자전거는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추가 수하물요금 없이 실을 수도 있고, 저가항공의 경우 추가 수하물 요금을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중량이 오버되면 추가 수하물요금을 지불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현지에 도착하면, 자전거 박스를 찾고 조립해야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
박스는 공항에서 보관해 주기도 하고, 그냥 공항에서 버려도 됩니다. 공항에서 버릴 경우 다시 싣고 갈 때 문제가 생기는데 공항에서 자전거를 포장해 주는 서비스가 있기는 합니다만 가격이 비쌉니다. 공항에서 자전거를 보관해주는 서비스도 가격이 비쌉니다.
가장 합리적인건 외부 자전거 렌탈샵을 이용하는 겁니다. 렌탈샵을 이용하면, 처음 제주에 도착했을 때 자전거와 함께 사람을 렌탈샵까지 픽업해 주시고, 렌탈샵 앞에서 편안하게 조립을 하면 됩니다. 원칙적으로 조립에 필요한 장비는 대여해 주시지 않고, 별도로 도와주시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이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니 따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요청했더니 필요한걸 빌려주셨고, 거치장비도 빌려 주셨습니다. 심지어 조립을 도와주시기 까지 하셨습니다.
이렇게 렌탈샵에서 조립을 완료하고 박스를 맏긴 뒤, 여행을 마치고 다시 렌탈샵으로 돌아오셔서 맏긴 박스를 찾고, 자전거를 다시 박스에 실으면, 렌탈샵에서 다시 공항까지 픽업을 해 주십니다. 심지어 렌탈샵 내 샤워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정확히 얼마인지 기억나지 않는데, 굉장히 저렴했습니다. 저희의 경우 보O섬 하이킹이라는 업체를 이용했습니다. 업체 광고는 아니니 오해마세요..ㅎㅎㅎㅎㅎ
위 사진은 조립을 마친 제 자전거입니다. 뒤에서 친구가 아직 열심히 조립중에 있습니다.
2. 자전거 이외의 필수 준비물
렌탈샵을 이용한다면 자전거 관련 용품은 모조리 렌탈샵에서 빌리면 됩니다. 본인 자전거를 이용한다면 모두 준비해야겠죠.
첫 번째로 가방입니다. 안장을 달고 가방을 싣는 방법도 있는데, 예전에 이 방법으로 여행을 해 봤는데 은근히 불편했습니다. 안장을 달아버리면서 자전거 모양새도 안살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위에 사진처럼 자전거에 붙여버리는 가방을 준빕했습니다. 가격대가 천차만별인데, 저는 비교적 저렴한걸 구매했지만, 크게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체결도 잘 됬구요.
그리고 간단한 도구, 예를들어 스패너, 렌치, 지갑, 담배 같은걸 넣어 둘 작은 가방을 구입하시면 매우 편합니다. 저도 이걸 따로 구입해서 자전거에 달아두었는데, 주머니에 넣고 달리지 않아도 되어서 굉장히 편리하였습니다.
자전거 열쇠는 튼튼한걸 구입하시는걸 추천합니다. 자전거를 어디 어떻게 보관할 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도난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예전에 한번 자전거 도난을 경험해 본 저로서는 일부러 비싼 자전거 열쇠를 준비하였습니다. 자전거 처음 살 때 주는 자전거 열쇠는 절단기가 없어도 10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면 풀 수 있고, 중 저가도 절단기로 쉽게 끊어집니다. 관절락이라는 자전거 열쇠를 추천드립니다. 무게가 좀 무겁고, 짧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도둑맞을 염려는 0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조건 좋은 열쇠 사서 가세요.
밤에 탈 일은 없겠지만, 사람일은 혹시 모르니 자전거용 등을 반드시 사셔야 합니다. 전조등과 후미등 모두 사셔야 하고요. 이건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니 반드시 구입하셔야 합니다. 엄청 비싼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저의 경우 자전거 구입할 때 샵에서 주신거 그대로 달고 다녔는데, 엄청 밝습니다. 비싼게 좋기야 하겠지만, 샵에서 서비스로 주신것도 엄청 좋았습니다.
핸드폰 거치대 있으면 매우 좋습니다. 자전거에 달아놓고, 네비게이션 용도로 쓸 수도 있고, 운동 앱, 예를들어 삼성 헬스같은거를 켜 두고 달리면 얼마만큼을 달렸는지, 얼마나 운동을 했는지 등등을 알 수 있습니다. 꼭 달아두세요.
물통 다는것도 있으면 좋습니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릴 수 밖에 없으니 수분은 수시로 섭취해 줘야 합니다. 물통 거치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 입니다.
이외의 개인 용품은 알아서 준비하시면 되는데, 내 육체를 온전히 이용해야하는 여행이니만큼 최소화 하는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최소화 하였구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작은 가방에 다 집어 넣었고, 그 외에는 전혀 가지고가지 않았습니다.
자전거가 펑크났을 때 쓸 패치를 준비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기주입장비도 챙기는 경우도 있구요. 제 경험상 두 번의 여행에서 단 한번도 쓸 일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선택일 것 같은데, 정 걱정되시면 챙기시고 그렇지 않으면 자전거가 퍼졌을 때 콜벤을 불러서 근처 샵으로 가는것도 방법입니다. 사실 펑크 패치를 챙겨가더라도, 때울 줄 모르면 무용지물이기도 하고...
3. 여행 코스
이건 뭐 너무 잘 알려져 있죠. 제주에서 대놓고 만들었습니다. 제주 환상 자전거길
자전거 도로는 파란색으로 길에 모두 표시되어있고, 이정표도 잘 되어 있어 이정표 따라 제주도를 반시계 방향으로 쭉 달리시면 됩니다. 중간중간 스템프도 있고 뭐 대충 그런데, 저희는 스탬프 단 하나도 찍지 않았습니다. 남자들이란......
이동 코스는 사이클 이용하시고 미친듯이 달리기만 하시면 하루만에 도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저희의 경우 제주 현지 도착, 다시 고향으로 이동하늘 날 까지 모두 사용하여 3박 4일을 돌았는데, 첫 날은 오후부터 라이딩을 시작했고, 마지막 날은 오후 3시까지 라이딩을 마쳤습니다. 일정 내내 오후 3~5시 이전에 모두 숙소에 도착했고, 중간중간 물에서 놀기도 하고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 간식도 사먹으며 돌아다녔습니다. 이렇게 했음에도 3박 4일이 엄청 빡세지 않았고, 꾀나 여유있었습니다.
자전거 길을 따라가보면 아시겠지만 무조건 해안으로만 가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작은 시골길을 지나기도 하고, 해안가를 달리기도 합니다. 어딜가든 경치는 죽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몇번이고 더 하고 싶은 여행이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정말 말도 안되는 곳에서 경치구경하고 놀기도 하고
달리다 중간에 보이던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다 갔습니다. 이 때 보았던 계곡이 어딘지는 잘 모르겠는데, 살면서 가본 계곡중 최고였습니다.
다만 코스를 짜실 때 주의사항이 한 가지 있습니다. 제주도 남단을 지날때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그 이유를 충분히 아실 수 있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동쪽과 서쪽은 경사가 심하지 않습니다. 정말 신나게 달릴 수 있습니다. 다만 도착 직전 아주 잠깐 오르막이 좀 심합니다. 거의 다 왔을 시점이라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제주도 남단이 하이라이트입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고 도로도 좋지 않은곳이 많습니다. 체력적으로 가장 부담이 많이되는 코스입니다. 따라서 제주 남단을 달릴때, 특히 남단 중에서도 남서쪽, 그러니까 위 그림을 기준으로 하면 4구간과 5구간을 통과할 때에는 여행 계획을 짤 때 하루동안 탈 거리를 다른 날에 비해 짧게 잡는것을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내륙으로는 가급적 가지 마세요. 제가 처음 제주 자전거 여행을 할 때 내륙을 통과하는 코스를 잡았다가 고통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오르막은 정말 말도안되게 길어 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리막이 시작되니 끝도없이 내리막이었고, 단 한번도 오르막이 없었습니다. 경치 솔찍히 해안도로보다 좋았습니다. 하지만 두번다시 내륙으로는 안갈거 같습니다^^;;
4. 숙소
어디를 가든 호텔이나 펜션등은 많습니다. 특히 관광지가 몰려있는 제주시나 서귀포는 숙소가 널렸습니다. 다만 제주 서쪽이나 동쪽은 시골이 매우 많습니다. 이곳은 좀 잘 찾아 보셔야 합니다. 환상 자전거길을 다소 벗어나 숙소를 잡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너무 자전거 길 주변으로 찾는것 보다는 인근 수 km를 반경으로 하는것이 좋습니다.
5. 기상
태풍이 오거나 이런게 아니라면 비 정도는 맞아도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다만 비를 너무 많이 맞으면 조금 추울수는 있으니 이 부분은 감안 하셔야 합니다. 체온 조절만큼 중요한건 가방의 방수입니다. 저의 경우 방수 가방이라 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만약 가방이 방수가 되지 않는다면, 김장 비닐 하나를 들고가는것을 추천드립니다. 예전에 저도 이렇게 했었는데 비 전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전기 자전거의 경우 베터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친구들의 경우 전기 자전거를 이용한 친구들이 몇 있었는데, 적은양의 비는 맞아도 된다 하지만, 폭우가 내릴 경우 렌탈샵에서도 비가 그친 뒤 라이딩을 하라 하더군요.
오토바이를 이용해도, 렌트카를 이용해도 멋진 제주도 여행입니다. 하지만 두 번의 경험상 자전거를 이용한 여행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꼭 한번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아래 사진들은 작년 제주 자전거 여행 중 찍었던 사진들입니다. 인물이 나온 사진을 가급적 배제하고 올리니 사진을 보시고 올 여름 제주 여행을 머리속에 그려보세요. 멋진 여행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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