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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 지구과학/지질

판 구조론 - 판의 경계에서 마그마가 생성되는 원리

by 0대갈장군0 2020.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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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지진이나 화산은 지표면에서 무작위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판의 경계에서만 나타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판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어긋나기도, 모이기도, 멀어지기도 하는것이 여러가지 지질현상의 원인이 된다.

<지구 표면 판의 분포(출처 : 위키피디아(Wikipedia))>

본 글에서는 판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마그마의 형성 원리에 대해서만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 것이며, 다음 글에서는 지진에 대해 다루어 볼 계획이다.

  판의 경계는 잘 알려진대로 발산형 경계, 수렴형 경계, 보존형 경계가 있다.

 

<3가지 판의 경계와 열점 (출처 : 위키피디아)>

1. 해령과 열점에서의 마그마 형성과정

  우선 발산형 경계에서는 맨틀 대류로 인해 지하 내부의 맨틀 물질이 위로 상승하며 판과판이 멀어지게 된다. 위로 상승하는 물질은 압력의 감소를 겪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물질의 온도도 조금씩 낮아지기는 하지만, 압력의 감소로 인해 물질의 용융점이 더욱 빠르게 낮아진다. 무슨 말이냐 하면, 물질이 위로 100m 상승 할 때마다 용융점은 20도씩 떨어진다면, 물질 자체의 온도는 5도씩 밖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소리다. 결국 어느 지점에 도달하면, 물질 자체의 온도가 용융점보다 높아지는 시점이 오고, 이 때 이 물질은 녹으면서 마그마가 된다. 형성된 마그마는 압력이 낮은 곳으로 분출하게 된다. 어찌되었든 녹는 곳은 상부 맨틀로, 철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상부맨틀 물질이 마그마로 분출된다. 이런 마그마를 현무암질 마그마라고(염기성 마그마) 한다. 결국 해령에서의 마그마 생성 원인은 바로 압력감소에 의한 용융점 하강인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B 그래프가 여기에 해당한다.

  열점도 해령과 유사하다. 열점은 판 경계는 아니지만, 맨틀과 외핵의 경계 부근에서 발생하는 차가운 플룸(cold plume)에 의한 열 교란으로 하부 맨틀 물질이 지표면까지 상승하며 마그마를 만드는데, 해령과 차이점은 좀 더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생긴다는 것과 여기서 생성된 마그마가 상승하며 상층부를 가열하여 또 다른 마그마를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해령보다 철이나 마그마 함량이 더 높아, 초염기성 마그마라고도 한다. 기본적으로 지하 내부로 갈 수록 철이나 마그마의 함량이 높아지기 때문에, 열점에서의 마그마도 철과 마그네슘 함량이 더 높은 것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C 그래프가 열점에 의한 마그마 생성 과정에 해당한다.

<판 경계별 마그마 형성 원리에 관한 지온구배. 빨간 선(geotherm)은 깊이에 따른 온도변화를, 초록 선(solidus)은 해당 깊이에서의 고상성(또는 용융선)이다.( 출처 : http://www.ei.lehigh.edu/learners/tectonics/heatflow/heatflow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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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구 부근에서의 마그마 형성과정

  해구에서의 마그마 형성과정은 좀 까다롭다. 우선 수렴형 경계 중, 해양판-대륙판이나 해양판-해양판간의 섭입에서 마그마가 잘 만들어진다.(대륙판-대륙판에서는 마그마 발생을 기대하기 어렵다.) 해양판-대륙판, 해양판-해양판 섭입 중 어느경우이건 해양판이 대륙판이나 다른 해양판 아래로 섭입한다.(밀도가 더 무겁기 때문에) 이때, 해양지각의 상층에 있는 얇은 퇴적물도 함께 섭입되는데, 이 퇴적물에는 여러가지 광물이 있고, 흑운모와 같이 결정구조에 -OH기가 붙어있는 광물도 있는데, 이런 광물을 함수광물이라고 한다. 흑운모는 대표적인 함수광물 중 하나이다.

 

(여기서 일부 퇴적물은 섭입되지 않고 대륙지각을 타고 올라가기도 한다. 이를 섭입형 부가대(또는 부가체)라 칭하며, 여기서 나타나는 독특한 암석을 오피올라이트, ophiolite라고 한다.)

 

  해양지각은 판의 섭입에 의해 지하 깊은곳으로 서서히 내려가며 압력과 온도 변화를 겪게 된다. 광물은 새로운 온도와 압력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결정구조를 바꾸는데, 이때, 비교적 결합력이 약한 함수광물의 -OH기가 떨어져 나가고, 다른 -OH와 만나 물을 만들게 된다. 만들어진 물은 압력이 낮은곳, 다시말해 섭입 당하는 판 쪽으로 슬금슬금 올라가기 시작하고, 다시 온도와 압력이 낮아지면 상층에 있던 광물에 -OH 형태로 화학결합하게 된다. 섭입된 해양지각과 해양지각위의 퇴적물은 함수광물이었으나, 위 과정을 거치며 -OH를 잃어 무수광물로 바뀐다. 반대로 섭입을 당하는 입장에 있던 암석권의 맨틀은 처음에는 상대적으로 무수상태였으나(기본적으로 맨틀은 흑운모나 각섬석같은 광물이 거의 없어서 무수상태입니다), -OH기가 기존의 결합을 깨고 자신이 비집고 들어가게 된다. -OH가 붙으면, 결합력이 약해진다. 이는 용융점이 감소함을 의미한다. 이로인해 용융점은 원래 암석권의 온도보다 낮아져, 가만히 있던 상부 맨틀이 녹아버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맨틀의 온도변화는 전혀 없었다. 오로지 -OH가 들러붙으며 용융점이 낮아져 버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부맨틀 인근을 녹이며 현무암질마그마가 생기고, 현무암질 마그마의 상승으로 하부지각을 녹이며 안산암질 마그마가 만들어 질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 안산암질 마그마가 위로 상승하며 상부지각을 녹여 유문암질(또는 화강암질) 마그마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보통 안산암질 마그마가 많이 튀어나오고, 종종 드물게 유문암질 마그마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현무암질 마그마가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 아래 그래프에서는 D가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상부맨틀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대륙지각을 녹이며 유문암질 마그마를 만들고, 이 두 마그마가 섞여 안산암질 마그마가 형성될 수도 있다.

<판 경계별 마그마 형성 원리에 관한 지온구배. 빨간 선(geotherm)은 깊이에 따른 온도변화를, 초록 선(solidus)은 해당 깊이에서의 고상성(또는 용융선)이다.( 출처 : http://www.ei.lehigh.edu/learners/tectonics/heatflow/heatflow2.html)>
<섭입대에서의 마그마 형성 메커니즘>

3. 변환단층(보존형 경계)에서는 마그마가 만들어지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보존형 경계, 다시말해 판과 판이 어긋나기만 하는 이곳에서는 마그마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만들어지지 않을까? 해령이나 해구에서 마그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공통점이 있다. 바로 물질이 압력변화를 겪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보존형 경계에서는? 판과판이 어긋나기만 할 뿐, 어떤 형태로도 압력변화를 겪지 않는다. 압력변화를 겪기 위해서는 하부의 물질이 위로 상승하거나, 상부의 물질이 아래로 하강해야 한다. 해령과 해구에서는 이 활동이 모두 나타난다. 하지만 변환탄층에서는 이런 운동이 없다. 압력변화를 겪지 않는 판은 용융점 변화나 자기자신의 온도 상승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마그마가 만들어 질 수 없는 것이다.

 

4. 마찰에 의한 것으로 오해하지 말자

해구에서 섭입하는 판과 그 위에 있는 판이 섭입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에 의해 녹음으로써 마그마가 발생한다고 오해하고 있는 학생들이 더러 있다. 동시에 변환단층도 마찰이 있는데 어째서 마그마가 발생하지 않느냐고 묻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이 과정에서 마찰은 분명 있을것이다. 그러나 마찰에 의해 얼마나 많이 온도가 상승할까? 거의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판은 연간 수cm 수준의 느린 속도로 움직인다. 겨우 이정도 속도에서 마찰열이 얼마나 발생할까? 마찰열의 발생으로 마그마가 만들어지려면, 쉽게말해서 돌덩어리가 녹으려면 모르긴 몰라도 시속 1000km/h정도로 움직여야하지 않을까? 이정도면 지구 종말이다. 마찰열이 마그마 형성과정에 미약하게나마 도움을 줄 수는 있겠으나 마찰열만으로는 절대 마그마가 생길 수 없다.

 

5. 대륙판과 대륙판의 충돌에서는?

거의 마그마가 발생하지 않는다. 아예없다라고 단정짓기는 좀 그렇지만,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쉽게생각해보자. 히말라야 산맥에서, 알프스 산맥에서 화산 터졌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여기서는 어째서 마그마가 만들어지기 어려운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대륙이 두껍기 때문이다. 보통 화산이 터지려면 맨틀을 자극해야 한다. 열점에서도 그렇고 섭입형 경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맨틀이 큰 변화를 겪으며 화산이 발생하는것이 공통점이다. 그런데 대륙판끼리의 충돌과정에서는 대륙지각이 너무 두꺼워서 맨틀이 있는 곳 까지 내려가는 속도가 너무 더디고, 어떻게든 도착하여 하부에서 화강암질 마그마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화강암질 마그마는 유동속도가 매우 느려서 두꺼운 대륙지각을 뚫고 튀어나오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충돌형 경계에서는 화산폭발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이상으로 마그마의 생성 원리를 알아보았다. 다음번에는 지진에 대해 알아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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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에 관한 포스팅

 

판 구조론 - 판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지진

앞서 포스팅에서는 판의 경계에서 서로 다른 마그마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하여 서술해 보았다. 이번에는 판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지진에 대하여 다루어 볼 계획이다. 1. 지진의 발생원리

kalchi09.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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