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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 지구과학/천문

일주운동 사진 촬영하기

by 0대갈장군0 2020.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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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하늘 일주운동(강원도 원주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중학교 과학 교과서나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과서에는 위와 같은 일주운동 사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교육과정에서 일주운동을 다루고 있어 학생들은 최소한 시험을 위해서라도(응?) 외워야 하는 사진이다.

 

하지만 교과서에는 일주운동을 어떻게 촬영하는지 나와있지는 않다. 사실 학생들이 궂이 일주운동을 찍어 볼 필요가 있을까 생각되기도 하고, 학교 현장에서 일주운동 촬영 실습을 실제로 할 여건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방법 만이라도 언급해 주면 어떨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여기서 일주운동을 촬영하는 방법을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 보고자 한다.

1. 필름 카메라 시절엔 어떻게 찍었을까? 

지금처럼 DSLR이 없고 필름 카메라만 있던 시절이 있었다. 약 2000년대 초반 부터 슬금슬금 DSLR이 보급되기 시작했으니 이 전에는 필름카메라를 가지고 별을 찍었다. 나 역시 대학시절 니콘 FM2를 가지고 별을 찍으러 다녔다. 

 

필름 카메라로 일주운동을 찍는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쉬웠다. 삼각대, 릴리즈, 카메라를 준비하고, 찍고 싶은 방향으로 카메라를 두고, 초점을 무한대에 가깝게 둔 뒤(필름카메라는 촬영결과를 바로 알 수 없어서, 우선 초점을 거의 무한대에 두고 매번 찍을때마다 카메라 초점링에 표시를 해 둔 뒤 현상하여 결과값이 가장 좋은 곳을 표시해 두었다가 그 초점으로만 찍어야 한다.) ISO, 셔터스피트는 Bulb 셔터, 조리개는 최대개방으로 한 뒤 릴리즈를 누르면 끝이다. 일주운동 촬영은 오랜 시간 셔터가 열려 있어야 한다. 예를들어 30분 동안 별이 움직이는 것을 찍고 싶으면 셔터가 30분동안 눌려 있어야 하는데, 손으로 셔터를 30분동안 누르고 있을 수가 없다. 때문에 릴리즈를 사용하는데, 릴리즈를 셔터에 꽂고, 릴리즈를 작동하면 셔터가 열린채로 둘 수 있다. 원하는 30분이 되어 다시 릴리즈를 작동하면 셔터가 닫힌다. 셔터가 열리고 닫히는 소리를 보통 찰칵 이라고 표현한다. 일반 사진을찍을 때는 "찰칵"하고 찍지만, 일주운동은 "찰~~~~(30분)~~~~칵"하고 찍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마지막으로 사진관에 가서 필름을 현상하고 결과를 보면 된다.

 

2. DSLR을 이용한 일주운동 촬영 

DSLR을 이용하여 일주운동을 촬영하는것은 사실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몇 번의 연습만 해 보면 누구나 쉽게 촬영할 수 있다. 학교 선생님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러번 강의를 해 보았는데, 매 강의때마다 대부분 촬영에 성공하였다.(물론 좀 도와주긴 했지만) 솔찍히 처음부터 잘 찍기는 어렵다. 하지만 2~5번 정도만 연습하면 누구나 멋진 일주사진을 찍을 수 있다.

2-1. 준비하기 

 1. 장비

  DSLR과 렌즈 : 당연히 카메라가 있어야 한다. 비싼 DSLR 바디일 필요는 없고, 저렴한 바디도 예쁜사진이 잘 찍힌다. 미러리스도 촬영이 가능하지만, 필자의 경우 미러리스를 한 번도 써 본적이 없어 여기서는 DSLR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렌즈는 가급적 광각렌즈를 이용하는것이 좋다. 망원렌즈를 이용하면 담을 수 있는 영역이 너무 좁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가급적 초점거리가 짧은 광각렌즈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도 촬영이 가능하다.물론 별도의 앱이 필요하다. 추후에 이에대해서도 다뤄볼 계획이다.

  삼각대 : 카메라를 들고 짧게는 10분, 길게는 1시간 이상 흔들리지 않고 서 있기란 "불가능"하다. 삼각대는 필수이다. 비싼게 좋기는 하지만, 궂이 비싼 것을 살 필요는 없다. 그냥 무겁고(?) 튼튼한 중고 삼각대만 있어도 충분하다.

  릴리즈(또는 인터벌 릴리즈) : 릴리즈는 필름카메라와 마찬가지로, 오랜시간 셔터를 누르고 있어야 하는 만큼 필수이다. 손으로 셔터를 누르면 당연히 카메라가 흔들리며, 또 장시간 셔터를 누르고 있을 수도 없다. 인터벌 릴리즈는 원하는 촬영 간격으로 원하는 노출시간만큼을 원하는 시간 또는 장 수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이다. 있으면 좋은데 궂이 인터벌 릴리즈를 쓰지 않고 그냥 릴리즈를 써도 된다. 릴리즈는 인터벌릴리즈와 같이 촬영시간, 촬영간격, 촬영 매수 등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은 없고 단순히 셔터가 열려 있게만 해 주는 장치이다. 릴리즈건 인터벌 릴리즈건 가격은 저렴하다. 반드시 본인의 DSLR에 호환되는 기종을 구입해야 한다.

 

 2. 장소

  일반적인 천체사진촬영에 있어서 극악의 조건은 빛공해이다. 별빛은 굉장히 어두운데 비해 빛공해는 너무 밝다. 주변의 인공광 때문에 하늘의 별이 보이지 않고, 이는 사진을 찍어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빛공해는 일주사진의 좋은 배경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은 다소 아이러니하다. 실제로 일주운동을 잘 찍는 분들 사진을 보면 서울 한복판에서도 촬영을 하신다. 물론 찍히는 별의 궤적은 매우 적지만, 도심 야경이라는 아름다운 배경 덕분에 좋은 사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후 보정이 어렵고, 궤적이 몇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초보에게는 그리 권하지 않는다. 되도록이면 도심 한복판 보다는 조금 멀리 떨어져, 인공광의 영향이 많지 않는 곳에서 찍어보는것을 권장한다.

  날씨나 달의 여부도 중요하다. 날씨가 흐리면 당연히 촬영이 어렵고, 습도가 높아도 별이 선명하지 못해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환절기에 습도까지 높으면 카메라 렌즈에 이슬이 맺혀 사진을 망칠수도 있다.(이 경우 렌즈 주변에 핫팩을 붙여두면 이슬이 맺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달이 지나치게 밝으면 안된다. 아니 아예 달이 뜨지 않은 날이 좋다. 의도적으로 달의 일주를 찍는 것이 아니라면, 달이 없는 날 촬영하는것이 좋다. 달빛은 무척 밝기 때문에, 장 노출 사진에서 밤하늘을 지나치게 밝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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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촬영하기 

1. 촬영 방향 선택

  촬영 장소에 도착하면, 우선 동서남북 방위를 확인한다. 어떤 형태의 궤적을 담을 것인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인데, 방위는 북극성이 어디있는지만 찾아내면 된다. 그렇다면 북극성은 어떻게 찾는 걸까?

 

<북쪽하늘의 북극성을 찾는 방법(참고 : stellarium)>

 

북극성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카시오페아 자리나 북두칠성을 먼저 찾아야한다. 밤 하늘에 두 별자리가 모두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 지형이나 계절에 의한 두 별자리의 고도 때문에 둘 중 하나만 보일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어느 계절이건 날씨만 맑으면 둘 줄 최소 하나의 별자리는 반드시 보인다.

  만약 북두칠성으로 북극성을 찾는다면, 위 그림에서 북두칠성 상단의 두 별을 이은 가상의 선, 1번 길이의 5배 방향에 북극성이 있다.

  카시오페이아를 이용한다면 가상의 2번 점과 카시오페이아 구성 별 3번 사이를 잇는 가상의 선의 5배 길이에 해당하는(6) 위치에 북극성이 있다.

  그래도 하늘에 별이 엄청나게 많은데 저렇게 한다고 해당 위치 근처에 수 많은 별 중 북극성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느냐 물을수도 있다. 그런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북극성 주변에는 밝은 별이 없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관측하면 북극성 주변에는 북극성 말고 아무 별도 보이지 않는다. 북극성도 어두운 축에 속하는데, 그나마도 주변에 밝은 별이 없다. 

  북극성을 기준으로 4개 방위에서 일주운동의 형태가 달라진다. 때문에 방위를 결정하고 어떤 형태의 사진을 찍을 것인지 머릿속으로 구상해야한다. 아래 그림은 필자가 강의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동, 서, 남, 북 일주를 (대충)촬영한 사진이다. 아래 사진을 통해 방위에 따른 일주 궤적을 확인하자.

 

(1) 북쪽, (2) 남쪽, (3) 동쪽, (4) 서쪽

 

2. 초점 맞추기

 어느 방향을 찍을 것인가를 결정하였다면, 이제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초점을 맞출 차례이다. 일반적으로 카메라의 초점은 AF모드로 되어있다. 카메라가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기능인데, 밤하늘의 별은 카메라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어둡기 때문에 AF모드가 작동하지 못한다. 때문에 MF모드에서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노란색 원 부분이 초점 모드>

 

렌즈의 초점 모드를 MF로 바꾸면 이제 초점조절링을 수동으로 돌려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데, 그 전에 먼저 어느 정도 화각으로 촬영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 화각에 따라 초점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렌즈의 경우는 화각을 바꿀 수 없지만, 필자가 쓰는 렌즈처럼 줌이 되는 렌즈는 화각을 결정해야한다. 그리고 한번 화각을 결정하면, 절대 줌인이나 줌 아웃을 해서는 안된다. 초점을 다시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초점을 맞출 때에는 가급적 가장 밝은 대상으로 초점을 잡는다. 궂이 찍고자 하는 방향에 있는 밝은 대상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최대한 멀리 있는 밝은 배경(인공불빛)이 되어도 되고, 밤 하늘의 별 중 가장 밝은 별이 되어도 좋다. 

  어쨌든 카메라가 초점을 맞출 대상을 향한 뒤, 뷰 파인더로 초점을 맞추는것이 아니고, 라이브 뷰 모드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뷰파인더의 위치와 라이브 뷰 모드 시 활용하는 LCD 창>

 

뷰 파인더로 백날 별을 봐도 절대 보이지 않기 때문에 LCD 창의 라이브 뷰 기능으로 대상을 보는 건데, 이 때 카메라는 M 모드로 바꾼다.

 

<모드 전환 위치>

 

M 모드에서는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를 모두 수동으로 하는데, 라이브 뷰라 하더라도 셔터스피드와 조리개, ISO가 충분히 밝지 않으면 대상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선 셔터스피드는 가장 느리게(30초) 조리개는 최대개방, ISO는 가급적 높게 한다. 그럼 라이브 뷰에서 별이 충분히 보이고, 라이브 뷰에서 돋보기 버튼 등을 활용해 화면이 최대한 확대되도록 하여 별이 가장 작아질 때 까지(또는 대상이 또렷해 질 때 까지) 초점 조절 링을 조절한다.

  이렇게 초점을 맞추었으면, 이제 화각과 초점은 절대 조작해서는 안된다. 

 

3. 촬영 시작하기

  이제 정말 본격적인 촬영 준비가 되었다. 삼각대의 나사를 풀어 촬영하고싶은 방향으로 카메라를 놓고, 샘플 촬영을 시작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구도를 잡는 것인데, 초심자들은 별을 많이 담을 욕심에 지상 배경이 전혀 들어가지 않게 찍는 경우가 있다.

 

<지상 배경이 들어가지 않게 촬영한 경우>

 

위 그림은 필자가 지상 배경이 없으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지상배경이 들어가지 않도록 촬영한 사진이다. 정말 심심하고 볼품 없다. 때문에 지상배경이 들어가도록 촬영하는것이 좋다. 지상 배경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데, 이건 개인 취향이기 때문에 뭐라 할 수 없지만, 개인적 경험으로는 전체 화면의 1/3정도는 지상 배경이 들어가는것이 좋아 보인다.

 

<지상 배경이 들어가도록 촬영한 동쪽하는 일주 사진(강원과학고)>
<북쪽 하늘 일주운동(강원도 원주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위 사진처럼 북극성을 기준으로 나무, 돌탑 등의 대상이 포인트가 되도록 촬영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통 북극방향을 촬영할 때 사진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기법이기도 하다.

 

4. 적정 ISO, 셔터스피드, 조리개 결정하기

촬영 방향과 구도도 잡았다면, 샘플사진을 촬영하며 적정 ISO, 셔터스피드, 조리개를 결정한다. 별이 어두워 조리개를 지나치게 열면 사진의 해상력이 떨어질 수 있고, 너무 닫으면 어두워져 ISO를 높이게 되어 노이즈가 심해질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조리개 4.0 정도, 셔터스피드 평균 15초 정도, 그리고 여기서 적당한 ISO를 결정한다. 여러장의 샘플을 확인하면서 조리개, 셔터스피드, ISO를 바꿔가며 최적의 값을 찾는데,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DSLR의 LCD 화면에서 약간 밝아 보이는 정도가 컴퓨터로 보았을 때 딱 보기 좋다. 샘플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구도를 조금 수정하면 좋다.    

 

5. 추가로 알아두면 좋은점

  보통 인공광의 영향을 받는 경우 하늘이 다소 붉거나 노랗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실제 하늘 색과도 맞지 않아 이질감이 있는데, 이는 화이트 밸런스를 조절하여 색을 맞추면 된다. 화이트 밸런스가 무엇인지는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화이트 밸런스를 3000K~4000K 정도로 조작하면서 여러번 촬영하여 가장 보기 좋은 값으로 촬영을 하면 된다. 중요한건 반드시 3000~4000K의 범위일 필요는 없다. 필자의 경험 상 이 정도에서 보기가 가장 좋았다. 픽쳐 스타일(캐논바디 기준)은 개인의 취향대로 하면 된다.

 

<광공해로인해 남동쪽 하늘이 다소 붉다.>

 

그런데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사진 저장은 반드시 RAW로 하지말고 JPG로 저장하자. 조금 아이러니한데, 많은 사진가들은 일반 사진 촬영에서 RAW 저장을 추천한다. 하지만 일주운동에서 RAW로 촬영해 버리면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후에 서술하겠지만, 일주촬영은 수백장의 사진을 찍고 합성하는 과정인데, RAW로 촬영해 버리면 수 많은 사진들을 일일이 JPG로 바꿔야만 하기 때문이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기 때문에 반드시 기억해 두자.

 

6. 촬영 시작하기

  필름카메라와는 다른것이, 예를들어 30분동안 일주를 찍는다고 하면 30분동안 셔터가 열려있는게 아니다. 만약 30분간 셔터가 열려 있으면 결과물은 볼 것도 없이 하얗게 타버린다. 이는 DSLR 광 센서인 CMOS의 엄청난 양자효율때문이다. CMOS는 필름에 비해 양자효율이 비교도 안 될 만큼 좋다. 그만큼 빛을 잘 감지한다는 소리다. 필름은 양자효율이 1%밖에 되지 않는데, 빛이 필름에 100개가 들어와도 이중 1개만 인지한다는 소리다. 그래서 필름카메라는 한 2시간 정도 셔터를 열어도 결과물이 하얗게 타지 않는다. 필자의 경우 5시간 가까이 셔터를 연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타지 않았다. 사진 촬영이 DSLR로 넘어가며 필름의 방식과 동일하게 찍으면 결과물이 하얗게 나와 버리니, 기존의 방법으로는 촬영이 불가능 하다는것을 깨달은 천체사진가들은 한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15초 정도의 노출로 별이 점으로 찍히게 촬영한 뒤(점상촬영) 수백장을 찍어 합성하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것이다. 현재 수많은 사진작가들은 이 방법으로 일주를 찍고 있다. 그래서 15초 정도 노출의 샘플 사진을 찍은 것이었다.

 

  샘플 촬영을 통해 가장 마음에 드는 샘플 사진을 골랐다면, 이제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한다. 샘플 촬영의 결과, 적정 셔터스피드는 17초, 조리개는 5.0, ISO는 1000이었다고 하자. 이렇게 셋팅을 하고, 드라이브 모드를 연사로 놓자. 릴리즈의 버튼을 누른채로 위로 올리면 셔터가 눌린채로 고정이 되고 카메라는 17초 노출 촬영이 끝난 뒤 바로 다음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17초 노출의 연사 촬영을 시작하는 것이다. 최초 촬영 시간을 잘 기록해 두고, 원하는 시간만큼 촬영을 한 뒤 셔터를 다시 내리자.

  만약 인터벌 릴리즈를 사용한다면, 카메라 모드를 B(벌브)모드로 놓고, 인터벌 릴리즈의 촬영 시간을 17초, 촬영 간격은 1초, 촬영 매수는 최대한 많이, 또는 무한대로 놓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된다. 원하는 시간 만큼이 흐른 뒤 스톱 버튼을 눌러 촬영을 종료한다.

 

7. Dark Image 촬영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 중 하나가 Dark image를 촬영하는 것이다. dark image에 대해서는 후술하도록 하고, 우선 이것을 찍는것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앞서 촬영한 것은 우리가 찍고자 하는 대상이며, 이를 light image라고 한다. dark image는 light image와 동일한 셔터스피드, ISO, 조리개, 화이트 밸런스 등의 촬영 조건을 유지한 채로, 렌즈의 뚜껑을 막고 동일하게 찍는것이다. 렌즈를 막았으니 당연히 결과물은 검게 나온다. 이를 약 50장 정도 찍는다. light image와 똑같이 연사로 두고 찍으면 된다.

  여기서 한가지 팁을 주자면, dark image를 50장 찍는동안 또 멀뚱히 기다리지 말고, 카메라를 철수하고, 집에 가는동안 dark image를 찍으면 된다. 꼭 50장을 찍을 필요는 없다. 귀찮으면 20장 정도만 찍어도 된다. dark image는 많을수록 좋긴 한데, 너무 많으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대략 20~50장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light image와 dark image 촬영까지 모두 완료 되었다면 이제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켜고 촬영한 이미지를 합성 할 차례이다.

합성에 이용하는 프로그램은 일주운동 사진 촬영용 합성 프로그램인 startrails이다. 프리웨어이기 때문에 공짜로 다운받아 쓰면된다. 개발자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하며 이용하자. 포털이나 구글에서 검색하면 쉽게 다운받을 수 있다. 다운받아 보면 알겠지만, 압축만 되어있어 압축을 풀면 바로 실행이 된다. 설치할 필요도 없는 정말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8. startrails를 이용한 합성

 

 

<startrails의 주요 메뉴>

 

합성을 시작하기 전, 각 메뉴가 뭔지 정도는 알고 시작하자.

 1) open image : 촬영한 light image를 불러오는 기능. 이 아이콘을 클릭한 뒤 합성에 이용할 light image를 모조리 불러오면 된다.

 2) open dark frames : 촬영한 dark image를 불러오는 기능. 이 아이콘을 클릭한 뒤 합성에 이용할 dark image를 모조리 불러오면 된다.

 3) save image : 합성이 종료된 뒤 저장하는 기능

 4) average foreground : 모든 light image에 따라 배경 밝기(하늘밝기)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이를 평균해주는 기능이다. 기본 설정 값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값이 높으면 배경 밝기가 밝아진다.

 5) startrails : light image와 dark image를 모두 합성

 6) Video : 촬영한 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들어줌. 일종의 타임랩스.

 

 

<startrails 화면>

 

가장 먼저 open image를 통해 합성에 이용할 light image를 모조리 불러오자. 그러면 1번 박스에 불러온 이미지 파일 목록이 쭉 나열된다. 그 다움 open dark frames를 통해 합성에 이용할 dark image를 모조리 불러오자 그러면 2번 박스에 불러온 이미지 파일 목록이 쭉 나열된다. 마지막으로 average foreground를 이용해 평균 배경하늘 밝기를 정한다. 기본값으로 사용해도 무방한다. 이제 startrails를 클릭하여 합성을 시작한다. 그럼 하단에 파란색 막대기가 조금씩 차 오르면서 합성을 시작한다. 이제 커피한잔 하며 10분 정도 기다리면 합성이 종료된다. 정말 쉽다.

  만약 동영상으로 저장하고 싶으면 맨 오른쪽의 Video를 클릭하면 된다. 30분 촬영에 대략 10초 정도 동영상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blendmode>

 

startrails 아이콘을 클릭하면 그림과 같은 화면이 나온다. 우리는 엄밀히 말하면, 30분 노출의 촬영을 한 것이 아니라, 15초 노출의 사진을 수백장 찍은 것이다. 때문에 사진 한장과 한장 사이 미세한 갭이 생긴다. 그냥 보면 보이지 않지만 확대하여 보면 이 갭이 보인다. blendmode에서 노란색 네모칸의 lighten-screen-blend를 선택하면 프로그램이 알아서 이 갭을 없애준다. 위의 lighten(with gaps)를 선택하면 그 갭이 보이는데, 여기서 falling stars를 체크하면 좀 더 극적인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하지만 리얼 자연상태의 모습은 아니다. 우선 아래 lighten-screen-blend를 선택하고 Ok를 누르면 합성을 시작한다.

 

9. 이미지의 후 보정

  합성까지 마무리 되면, 이제 사진을 좀 더 이쁘게 보정할 차례이다. 일주운동에서 가장 눈에 먼저띄는 불청객은 비행기 궤적이다. 촬영 방향으로 비행기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으면 천만다행인데, 내 경우 그런적이 단 한번도 없다. 한 대만 지나가는 다행 스러운 경우도 있는가 하면, 수 많은 비행기가 지나다녀 정말 사람 귀찮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모두 포토샵에서 지워줘야 한다.(스팟이었나? 반창고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하나씩 제거할 수 있다.)

  두 번째로 핫픽셀(hot pixel)이다. 일반 사진촬영에서는 잘 눈에 띄지 않는 녀석인데, 주변 배경이 어둡고, 장 노출에 여러장의 사진을 합성하다보니 핫픽셀도 함께 합성되어 하나의 일주사진에 참 많은 핫픽셀이 눈에 보인다. 마찬가지로 포토샵에서 모두 제거해주자.

 

<핫 픽셀(출처 : https://www.pixelfixer.org/faq.html>

 

마지막으로, 포토샵이나 다른 보정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컨드라스트, 채도, 색조 등등을 조정하여 마무리하면 된다. 

합성 과정에서 인공광에 의해 배경이 지나치게 밝게 나오면, 라이트룸 등을 이용해 배경만 따로 합성할 수 있다. 이는 다른 포토샵 전문 블로거의 과정을 따르길 바란다.

 

<어안렌즈를 이용한 일주촬영>

 

 

<2019년 여름 휴가철, 주문진 해수욕장에서 촬영한 일주>

 

10. dark image에 대한 고찰

  앞서 dark image를 촬영해야 한다고 하며, 렌즈 캡을 닫은채로 검은 사진 50장 정도를 촬영 후 합성하였는데, dark image는 대체 왜 찍어야 하는걸까?

  DSLR은 광 센서를 이용하여 빛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장치이다. 우리가 원하는 빛 신호를 signal이라고 하는데, DSLR은 전자장비이다 보니 이 과정에서 noise(잡음)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noise에 대해서는 다음에 서술하기로 하고, 여하튼 이 noise를 제거해야 깔끔한 사진이 나온다. 최근의 DSLR이나 미러리스는 노이즈 억제력이 매우 뛰어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일주촬영은 수백장 이상의 사진을 합성하는 과정인데, 안타깝게도 노이즈도 함께 저장된다. 다시말해 합성하는 사진이 많아질수록 노이즈도 차곡차곡 더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노이즈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이 dark image이다. 노이즈 제거는 어려울것이 없다. 그냥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을 쭉 따라가면 startrails 프로그램에서 알아서 노이즈를 제거해준다. 단 dark image를 촬영했을 경우이다.

  dark image를 촬영하지 않고 합성해도 합성은 잘 진행된다. 다만 노이즈는 제거하지 않는다. 

  노이즈, 노이즈의 제거 원리 등은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할 것이다.

 

 

지금까지 장문으로 일주운동을 어떻게 촬영하는지에 대하여 정말 자세히 알아보았다. 길게 풀어쓰다보니 양이 많아졌지만, 실제 몇 번만 연습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으니, 자신만의 아름다운 일주운동 사진을 꼭 촬영해 보았으면 한다. 실제 진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촬영 실습을 해 본 결과, 학생들이 무척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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