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층 대기의 바람 - 지균풍

이번 포스팅부터는 온대 저기압을 설명하기 이전에 상층 대기에서 부는 바람의 유형을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상층 대기에서 부는 바람에는 크게 지균풍과 경도풍이 있는데, 이번에는 지균풍에대해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균풍은 지면의 마찰이 작용하지 않는 상층대기에서 부는 바람인데, 교과서를 비롯한 교육과정에서는 보통 500hPa 등압면에서의 바람을 많이 다룹니다.(500hPa이 대류권의 중간 쯤이 되기 때문이라 합니다.)

어찌되었든 지균풍이라 하는 것은 기압경도력과 전향력이 평형을 이루어 등압선에 평행하게 부는 바람으로 정의합니다. 이게 참 신기한 것인데, 보통 바람은 고기압에서 저기압을 향하여 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등압선을 가로지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지상에서 마찰이 작용할 때나 적용되는 것이고, 상층 대기 처럼 마찰이 없는 곳에서는 그런일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우선 대기에 작용하는 힘을 보면, 대기에는 크게 기압경도력, 전향력, 구심력(또는 원심력), 중력, 마찰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균풍은 평행한 등압선에 대하여 직선운동하는 바람이기 때문에 구심력은 없습니다. 그리고 중력은 정 역학적 평형 관계에 따라 연직 방향의 기압경도력과 함께 상쇄되어 없는 힘이라 생각해도 됩니다. 그러면 남는 힘은 기압경도력과 전향력 밖에 없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지균풍의 원리를 상세히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그림 1. 지균풍의 원리(출처 : The Atmosphere An introduction to Meteorology 13e, Lutgens, Tarbuck)>

그림 1을 보면 출발점에서 공기가 출발합니다. 처음 공기가 막 출발했기 때문에 속도는 0일 것이고 때문에 전향력은 없습니다. 이 공기는 기압 경도력 방향, 다시말해 저기압 방향으로 곧장 움직이게 됩니다. 그런데 공기가 기압경도력으로 인해 가속 받으며 속도가 증가하면, 더이상 전향력은 0이 아니게 됩니다. 때문에 공기는 전향력과 기압경도력의 벡터 합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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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공기는 서서히 오른쪽으로 꺾이는데, 지속적으로 기압경도력에 의해 가속을 받아 속도는 점점 증가하고, 이로인해 전향력도 함께 증가합니다. 전향력의 증가로 인해 공기는 더욱 많이 오른쪽으로 꺾이게 됩니다. 이렇게 전향력이 계속 증가하다보면 어느순간 전향력과 기압경도력이 같아지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이때부터 공기는 더이상 기압경도력 방향으로 꺾이지 못하고 등압면에 평행하게 움직이게 됩니다.

전향력에 관해 다룬 지난 포스팅을 보면 전향력은 물리적으로 아래와 같이 표현합니다(편미분을 써야 정확하나, 편의상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기압경도력 역시 지난포스팅에서 다루었습니다. 기압경도력은

지균풍은 기압경도력과 전향력이 평형을 이룬 힘이기 때문에 두힘의 크기가 같다고 놓으면

식이 다소 복잡해 보입니다. 여기서 2mωsinΦ 를 코리올리 파라미터(코리올리 인자)로 바꾸면
f=2mωsinΦ 입니다. 이를 위 식에 적용하면

지균풍속에 대해 식을 정리하는 것도 유용합니다. 풍속을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간단합니다. 왼쪽항의 v를 제외한 모든 것을 오른쪽으로 넘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둘 중 무엇을 써도 관계 없습니다. 식을 해석하면

1) 기압경도력이 클 수록 풍속은 증가한다.
2) 기압경도력에 변화가 없다면 저위도일수록 지균풍속이 빠르다

정도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두 번째 상황은 실제 상황과는 배치되는게, 위도가 달라지면서 기압경도력이 일정한 경우는 잘 없습니다. 따라서 저위도 = 지균풍이 빠르다 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여기서 잠깐 지상풍과의 비교를 해 보면, 지상풍은 기압경도력, 전향력, 마찰력 3가지의 합력으로 바람이 움직이는 반면 지균풍은 기압경도력과 전향력 두 가지 힘의 합력으로 바람이 움직입니다. 때문에 아래 그림과 같은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런 힘의 평형 차이 때문에 지균풍과 지상풍에서 바람의 부는 패턴이 달라지게 되는데, 지상풍의 경우 마찰력과 기압경도력, 전향력의 평형으로 결국 공기는 등압선을 가로질러 저기압을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균풍이 등압선에 평행하게 일정한 속도로만 분다면, 공기는 절대 모이거나 흩어질 수 없습니다. 속도가 일정하기 때문에 그런일은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기상현상도 나타나기가 어렵습니다. 공기가 모이거나 흩어져야 고기압 저기압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연에는 지균풍만이 있지 않습니다. 만약 지균풍만 있다면 날씨변화를 설명하기 어렵지만, 경도풍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층 공기의 수렴과 발산이 가능해집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경도풍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에 추후 초 지균풍과 아 지균풍을 추가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