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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 지구과학/천문

별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 - 연주시차

by 0대갈장군0 202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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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들은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별의 거리를 측정하고자 한다. 그 중에서 직접적인 방법으로 측정 할 수 있으며, 오차가 가장 적은 방법 중 하나가 시차를 이용한 측정 방법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별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가장 정확한 방법 중 하나인 연주시차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번외지만, 연주시차만큼 정확한 거리 측정방법이 있는데, 이는 운동성단을 이용한 운동성단 시차(moving cluster parallax)라는 방법이 있다. 이는 나중에 포스팅할 예정)

 

  1. 역사

연주시차의 역사는 꾀 오래전인 15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에 관측을 엄청 잘했던 것으로 유명한 티코 브라헤라는 천문학자가 있었는데, 티코는 여러가지 이유로 지동설(태양이 우주의 중심에 있고, 지구는 태양 주변을 돈다는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가 놀랍게도 연주시차였다. 만약 지동설이 맞다면 연주시차가 관측되어야 했다. 하지만 티코는 연주시차를 관측하지 못했고, 끝내 지동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티코는 이미 연주시차가 관측되지 전 부터 연주시차의 존재를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점은 티코가 연주시차를 관측을 못한 부분인데, 이는 티코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당시는 온전한 망원경이 없던 시절이기 때문에, 육안 관측에만 의존한 티코의 관측 기술만으로는 1초각(1/3600도) 수준의 작은 변화를 절대 알아차릴 수 없었다.

 

최초로 연주시차를 측정한 사람은 베셀이라고 하는 사람이다. 1838년 즈음에 최초로 연주시차를 관측했다고 하니, 티코 브라헤 사후 약 200년이 지난 후에나 관측이 된 것이다. 본문과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연주시차는 지구가 태양 주변을 공전한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며, 연주시차의 관측으로 천동설은 완전히 힘을 잃게 된다. 

 

  2. 연주시차의 측정 원리

<연주시차의 측정 원리(출처 :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The-astronomical-annual-parallax-to-a-nearby-star-is-defined-as-the-half-angle-of-the_fig2_235158031)>

연주시차는 상대적으로 정지한 별에 대해 지구의 공전으로 인해, 별의 위치가 달라져 보이는 현상을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자기 손가락을 코 앞에 두고 왼쪽눈과 오른쪽 눈을 번갈아 가면서 감으면 손가락의 위치가 달라져 보이는데, 이것이 시차가 나타나는 원리와 정확히 같다. 위 그림을 예로 들면, 7월(July)에 지구 근방의 별(Nearby star)의 위치와, 1월(January)에 지구 근방의 별의 위치가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별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지구의 공전에 의해 별의 위치가 달라지는것 처럼 보이는데, 이 때 6개월 간 별이 움직인 각도차는 위 그림을 기준으로 2p가 된다. 여기서 2p가 바로 시차이고, 이 시차의 절반에 해당하는 p가 연주시차이다.

  별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를 d라고 하면, 간단한 삼각함수를 취할 수 있다. 바로 아래 그림처럼.......

이렇게 하면, 삼각함수를 써서 아래처럼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연주시차의 단위는 보통 ''(초각)을 많이 쓰는데, 이는 연주시차가 진짜 무진장 작은 각이기 때문이다. 이정도로 작은 각이면, tan p('')이나 그냥 p('')이나 거의 숫자가 같아진다. 근사시킬 수 있다는 말이 된다.(1초각 정도만 해도 연주시차 치고는 꾀 큰 값인데, 1초각을 집어넣고 계산을 해 보면, tan 1''=4.84X10^(-6)이되고, 그냥 1초각을 라디안으로 바꿔도 4.84X10^(-6)이 된다.)

 

따라서 위 식을 근사하면 아래와 같이 간단해 진다.

우리가 알고자 하는것은 별 까지의 거리이다. 따라서 식을 d에 대해 다시 쓰면

위 식이 연주시차를 이용해 별의 거리를 계산하는 방법이 된다.

 

만약 어떤 별의 연주시차가 1초각이라면, 이 별까지의 거리는 아래와 같이 되는데, 

여기서 단위만 밖으로 빼 주면, 

이렇게 되고, 여기서 AU/''이 바로 pc이라는 단위가 된다. 다시말해 1pc이라는 의미는 연주시차가 1초각인 별 까지의 거리가 된다. 어차피 별의 연주시차는 초각단위로 측정되기 때문에, 측정된 연주시차가 2초각이 나왔다면, 그냥 p에다가 2를 집어넣어버리면 된다. 그럼 자연스럽게 별의 거리는 0.5pc이 된다. 따라서 최초 식을 단위를 바꿔 다시 쓰면

이 된다. 1pc은 연주시차가 1초각인 별 까지의 거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1pc=1AU/''가 되고, 단위의 분모에 있는 ''을 라디안으로 바꾸면, 1pc=206265AU가 되며, AU를 다시 광년 단위로 바꾸면, 1pc=206265AU=3.26 광년이 된다.

 

<움직이지 않는 배경별에 대하여 연주시차가 나타나는 별의 운동(출처 : ESA(European Space Agency))>

위와 같은 원리 때문에 실제 연주시차를 측정하려면 1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측정을 해야한다. 이때 연주시차가 나타나면, 위 그림처럼 움직이지 않는 배경별에 대하여, 측정하고자 하는 별만 움직임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 때 움직이지 않는 배경별에 대하여 측정하고자 하는 별이 얼마만큼의 각도를 움직였는지를 재면 된다.(하늘에 각도기를 대고 측정할 수 도 없는데 이걸 어떻게 측정하냐 하는건, 건판척도라는 개념을 알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 글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니 언급하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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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연주시차의 측정 한계

기하학적 방법으로 별의 거리를 측정하기 때문에 굉장히 측정 정확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도가 너무 작기 때문에 측정이 굉장히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별을 지구에서 관측해도 부피를 가진 점상으로 보이기 때문에, 망원경의 분해능이 어지간히 좋지 않고서야 이 덩어리가 움직이는 작은 각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광학 관측의 방법으로 측정의 한계는 100pc, 0.01초각 까지만 측정 가능하다고 한다. 문제는 이 거리 내의 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건 옛날이야기... 과학자들은 광학관측의 한계를 전파관측으로 넘어섰다. 전파망원경을 이용하면, 간섭계등의 원리를 가지고 분해능을 엄청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지금은 1000pc 수준 까지도 연주시차로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마저도, 1000pc보다 거리가 멀면 측정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경우 연주시차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별의 거리를 측정해야 한다.

 

  4. 별의 거리를 왜 측정해야 하나

과학자들은 정말 많은 방법으로 별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왜 거리를 정확히 측정해야 하는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별 까지의 거리를 모르면 별의 물리량에 대한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다. 거리를 모르면 진짜 밝기도 모르고, 질량도 모르고, 쌍성이면 궤도 반지름도 모르게 되고, 성운이면 성운의 크기를 알 방법이 없고, 크기를 모르면 질량도 모르고... 아무튼 정말 알 수 있는게 너무 없어진다. 그래서 거리를 어떻게든 측정하려고 노력하는것이다. 실제 필자가 학위를 할 때에도, 연구 대상 중 하나가 알려진 거리가 너무 멀고 부정확하여, 이놈의 질량이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사실 교과서에 연주시차나 주계열 맞추기, 세페이드 변광성 등 별의 거리를 측정하는 여러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음에도 왜 측정해야 하는지는 정확히 소개하고 있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연주시차가 아닌 다른 별의 거리 측정방법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 글의 내용에 오류가 있으면 언제든지 댓글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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