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과학 2 천체 단원에서는 절대 잊어서는 안될, 아니 천문학 자체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법칙 중 하나가 허블의 법칙이다. 외부은하의 적색편이를 관측하여 우주 팽창의 직접적인 증거가 되었으며, 당시로서는 경이로운 법칙 중 하나였다.
그런데 허블의 엄청난 발견에 의해 다소 그 역할이 빛 바래져버린 안타까운 과학자이자 카톨릭 사제였던 사람이 있다. 바로 조르주 르메트르(Georges Henri Joseph Édouard Lemaître)이다.
르메트르는 허블보다 먼저, 아니 최초로 우주의 팽창과 대폭발 이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사람이다. 또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빅뱅이론은 가모를 필두로 한 학파에 의해 제시되었다고 알 고 있으나, 사실 최초의 아이디어는 르메트르에 의해 제시되었다.
여기서 잠시 역사적 시간 순서를 되짚어 보면,
1927년에 르메트르에 의해 우주가 팽창할 것이라는 논문이 발표되었고,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공식의 답을 계산하여 우주가 팽창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아인슈타인은 이를 부정하였다.........) 심지어 허블 법칙을 최초로 유도하였고, 허블 상수를 계산해 내었다.
1929년에 허블이 우주 팽창의 직접적 증거를 관측하였으며,
1931년에 1927년 발표된 르메트르의 논문이 영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하지만 르메트르의 논문은 최초에 프랑스에서 다소 비주류의 학회에 출판되어 큰 주목을 받지 못하였고, 더욱 안타까운것은, 당시 정상 우주론을 믿었던 아인슈타인은 "당신의 계산은 옳지만, 당신의 물리는 말도 안됩니다."라는 말로 르메트르를 무시하였다고 한다.(후에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생각을 후회했다고 한다.)
어쨌든 허블이 우주 팽창의 직접적 증거를 관측한 뒤, 르메트르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의 논문을 바탕으로 가모를 필두로하는 학파에 의해 빅뱅이론이 정립된 것이다.
(사족이지만, 거의 대부분의 과학 법칙이나 이론은 어느 한 명의 학자에 의해 툭 튀어나온것은 거의 없다. 이전 선배들의 연구와 노력이 바탕이되어 나온것이다. 이는 뉴턴도, 아인슈타인도 마찬가지이다.)
이쯤되면 르메트르가 다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최초의 직접적 증거를 제시했다는 허블의 업적에 가려져, 그리고 다소 비주류 학회에 최초로 논문을 개제해 주목받지 못해 엄청난 발표를 했음에도 잘 알려지지 못하였다.
그래서일까. 피에로 벤베누티 박사(이탈리아 파두아 대학교)는 허블의 법칙이라는 이름을 허블-르메트르의 법칙으로 바꾸자는 제안을 하였다. 그리고 국제천문연맹에서는 2018년 10월 29일 명칭을 변경하는 투표를 진행하였고, 4060명의 참가자 중 78%가 이름을 바꾸는것에 찬성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허블의 법칙으로 알려진 너무나도 유명하고 간결한 이 명칭은, 이제 허블-르메트르의 법칙으로 바뀌었다.(하지만 허블 상수는 이름을 그대로 허블상수라고 쓴다.)
현재 지구과학 교과서는 개명 전에 출간되어 아직 이 내용이 반영되어있지 않다. 하지만 다음 개정교과서 부터는 바뀐 명칭으로 실려있을 것이다.
이제 허블의 법칙으로 부르지 말고 허블-르메트르의 법칙으로 부르자. 그리고 허블, 가모, 빅뱅만 기억하지 말고 르메트르를 반드시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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