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단은 비교적 내용이 쉬워 기초적인 내용을 간과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물어보면 잘 대답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단에 대하여 알아보고, 이어서 전선, 저기압 등에 대해 차근차근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기단(air mass)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넓은 지역에 걸쳐 기온이나 습도 등의 성질이 비슷한 대규모 공기 덩어리라고 정의하고 있다. 쉽게 얘기해, 비슷해 보이는 커다란 공기라는 소리다.
이런 기단의 성질을 정의하는데 핵심적인 두 가지 요소가 있는데, 바로 온도와 습도이다. 그럼 공기의 온도나 습도는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먼저 알아보아야 한다. 먼저 공기의 온도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1. 온도의 결정
학생들에게 공기를 가열시켜주는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대부분 태양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태양이 공기를 아예 가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여하는 정도가 많지 않다. 태양복사에너지의 거의 대부분이 대기에 흡수되지 않고 지면으로 도달하기 때문이다. 유식한 말로 태양복사는 대기에 투명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어쨌든 태양은 대기의 주된 열원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기를 가열시켜주는 것은 무엇일까? 대기는 놀랍게도 거의 대부분 지면에 의해 가열되거나 냉각된다. 대기는 지면이 방출하는 복사에너지를 굉장히 잘 흡수한다. 때문에 지면이 더운 적도지방은 공기도 뜨겁고, 지면이 차가운 극지방은 공기도 차갑다. 뜨거운 지면위에서 공기가 오랜시간 머무를 수 있다면, 충분히 가열되어 지면과 유사한 성격의 공기가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습도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2. 습도의 결정
지구상의 물은 거의 99.999% 지표면에 존재한다. 바다인지 강인지 호수인지 등의 형태만 다를 뿐 거의 대부분은 지표면에 있다. 대기중의 수증기는 전체 물 중 무시해도 될 만큼 극히 미량이다. 대기중의 수증기는 어디서 공급받았을까? 바로 지표면이다. 바다 위에 있는 공기는 당연히 많은 양의 수증기를 공급받을 수 있고, 사막 위에 있는 공기는 당연히 수증기를 공급받을 수 없다. 때문에 바다 위의 공기는 습하고 사막 위의 공기는 건조할 수 밖에 없다.
위에서 다룬 온도와 습도를 보면 알 수 있듯, 공기의 성질은 거의 100% 지면의 상태에의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열도 지면에서 받고, 수증기도 지면으로부터 공급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기가 워낙 덩어리가 크다보니 지면의 성질이 100%반영되기 위해서는 공기가 해당 지역에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한다. 뜨거운 공기가 차가운 지역에 있다 하더라도 빠르게 스쳐지나가 버리면 냉각되기 어려울 것이다. 때문에 기단이라는 큰 덩어리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공기의 성질을 결정할 만한 넓고 평평한 대륙이나 해양에 바람이 거의 불지않는 안정적인 상태의 고기압이 필요하며, 주로 고위도나 저위도가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가 위치하는 중위도 지방만 하여도 편서풍에 의해 공기가 한 지역에 오래 머무를 수 없기 때문에 기단이 형성되기 어렵다.
3. 기단의 변질
앞서 기단이 형성되려면 넓고 평평한 대륙이나 바다에 오랜 시간 공기가 머물러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기단 자체가 움직이지는 않더라도 확장하거나 수축하기도 한다. 보통 겨울철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대표적인 예이다. 차갑고 건조한 곳에서 발원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우리나라까지 확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바다까지 도달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지면과 접하고 있는 기단의 하층이 가열되면서 바다에서 많은 수증기를 공급받아 눈구름이 발달하게 된다. 위 사진이 바로 시베리아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확장하여 구름이 만들어 진 대표적인 예이다.
경우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핵심은 기단이 발원지로부터 멀리까지 확장하여, 발원지와 성질이 다른 지면에 도달하였을 때 하층이 가열 또는 냉각되거나 수증기를 공급받는 등의 변화를 겪는 것을 말한다.
4.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기단
이 내용은 교과서에 매우 자주 소개되며,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고자 한다. 이중 양쯔 강 기단을 보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기단으로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이동성 고기압과 연관이 있는 새끼 기단이다. 앞서 다룬것 처럼 이동성 고기압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 기단이 형성되기 어렵다. 그래서 양쯔강 기단을 하나의 독립된 기단으로 보지 않고 시베리아 기단이 변질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적도 기단은 주로 태풍과 연관된 기단이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여름에 태풍과 함께 확장하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적도 지역에서 발원하여 굉장히 덥고 습하다.
북태평양 기단은 헤들리 순환과 관련된 굉장히 규모가 큰 아열대 고기압이다. 여름철 우리나라까지 확장하여 폭염, 열대야 등을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초여름 우리나라를 장악하고 있는 오호츠크해 기단과 충돌하여 장마전선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때 북태평양 기단이 힘을 못 쓰면 장마가 길어지고, 힘이 강하면 장마가 금새 끝나버리기도 한다.
오호츠크해 기단은 주로 봄이나 가을철에 발원하는 기단이다. 오호츠크해 기단이 우리나라에 상륙하여 태백산맥을 넘으면 봄임에도 불구하고 푄현상에 의해 날씨가 엄청나게 더워지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시베리아 기단은 겨울철 추위를 몰고오는 기단이다.
기단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려면 이정도로도 한참 부족하지만, 핵심적인 내용만 다루어 보았다. 다음번에는 기단끼리 부딪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지를 전선과 연관지어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함께보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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