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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 지구과학/천문

금성 - 하늘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행성

by 0대갈장군0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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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이미지(출처 : NASA)>

제가 군생활을 시작하며 훈령병 시절 훈련소에 있었을 때가 겨울이었습니다. 새벽 5시 쯤에 연병장에 나가면 항상 비슷한 위치에 엄청나게 밝은 별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엄청 춥고 힘들어서 그랬는지 그때 그 밝은 별이 더 춥게 보였는데 뭐가 저리 밝지라는 생각만 했을 뿐 그때까지만 해도 그게 뭔지는 잘 몰랐습니다.

 

그때 봤던 그 밝은별은 금성이었습니다. 오늘은 밤하늘에서 달을 빼고는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인 금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1. 개요

지난번 행성에 관한 이야기를 했을 때 처럼 우선 금성의 스펙을 먼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역시 위키피디아나 서적등을 참고하시면 많이들 나옵니다만,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나 어려운 내용을 제외하고, 꼭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만 나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궤도 긴반지름 : 0.72AU
  • 공전주기 : 224.7일
  • 자전주기 : 243일
  • 자전축 기울기 : 177도(응?)
  • 표면적 : 지구의 0.9배
  • 부피 : 지구의 0.8배
  • 표면중력 : 8.87m/s²
  • 반사율 : 0.65
  • 평균온도 : 737K
  • 대기압 : 9.3MPa(지구의 90배)
  • 대기 구성성분 : 이산화탄소, 질소, 이산화 황(거의 대부분 이산화탄소)

가. 특이한 공전, 자전주기

금성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를 보면 굉장히 특이한 형태를 보입니다. 자전주기가 공전주기보다 더 긴데, 다른 행성들이 보통 공전주기가 더 길고 자전주기가 훨씬 짧은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런 특이한 점은 수성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태양과 가까운 금성과 수성에서 이렇게 자전속도가 유달리 느린 이유는 태양의 조석력 때문에 자전 속도가 늦춰졌다고 생각되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금성의 경우 대기압이 지구의 90배나 되는데, 대기압에 작용하는 강한 태양의 조석력에 의해 자전속도가 느려졌을 것으로 초정한다고 합니다.

나. 특이한 자전방향

<금성(Venus)의 자전방향을 설명하는 그림>

금성을 논하며 빠질 수 없는 내용이 금성의 자전 방향입니다. 얼핏보면 시계방향으로 자전하고 있는데, 다른 거의 모든 행성들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 희안합니다. 그래서 자전축 기울기가 거의 180도 기울어져 있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서는 금성만 자전방향이 다른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많지 않으며, 실제로 아직까지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고 합니다. 다만 시뮬레이션을 하였을 때 나타난 결론은 있다고 합니다. 금성만큼 두꺼운 대기를 적용하여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마찬가지로 짙은 대기에 작용하는 조석력으로 금성의 자전속도가 점차 느려지다가 어느순간 역회전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설득력 있는 설명은 어떤 원인에 의해 자전축이 뒤집어져서 지금과 같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는 것 입니다. 

<태양계 행성의 자전축 기울기 비교(출처 : Qu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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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두꺼운 대기 - 반사율, 표면온도와 함께

  잘 알려진 것 처럼 금성의 대기압은 지구의 90배에 달할 만큼 엄청나게 두껍습니다. 그래서 금성의 지표면을 관측하지 못했고,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전파와 같은 장파를 이용하여 표면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과거 소련에서 발사한 탐사선이 금성에 착륙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는 하는데 너무 높은 대기압과 표면온도를 온몸으로 체험하며 견디지 못하고 고도 약 28km 부근에서 금새 망가졌다고 합니다. 이후 베네라 7호가 금성 표면에 착륙하는데 최초로 성공을 하였고, 베레나 13은 무려 127분이나 안망가지고 컬러사진까지 전송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진의 금성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린 생 지옥이었다고 합니다.

<탐사선이 촬영한 금성의 표면 컬러 이미지(출처 : https://arstechnica.com/science/2017/02/venus-computer-chip/)>

이 모든것이 다 터무니없이 높은 금성의 대기압 때문인데, 너무 대기압이 높다보니 반사율 역시 높아 0.65에 달합니다. 지구 반사율이 0.3인것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높은 것입니다. 또한 표면온도역시 태양과의 거리가 비교적 가깝다고 해도 말도 안되게 높습니다. 평균 온도가 737K정도인데, 도씨 온도로 환산하면 대략 500도가 넘는 온도입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대기압때문에 탐사선에 의한 직접탐사보다는 전파 관측 등을 이용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래픽으로 나타낸 금성의 표면 이미지>

대기 구성성분은 거의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되어 있습니다. 이미 압력과 표면온도만 놓고 보아도 절대 생명이 살수 없는 생지옥이지만, 이산화탄소 덩어리로 되어있는 금성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도 생명이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 관측

알면 알 수록 생지옥이지만, 멀리 두고 보면 굉장히 얘쁜 별로 관측됩니다. 수성과 함께 유일한 내행성이면서도 동시에 그나마 관측이 쉬운 행성입니다. 수성의 태양과 궤도가 너무 가까워서 초저녁이나 새벽에 아주 잠깐 보이는데 그마저도 수성은 너무 작아서 밝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어두운 별...

 

하지만 금성은 다릅니다. 초저녁 서쪽하늘이나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꾀 긴 시간 볼 수 있고 엄청나게 밝게 빛납니다. 그냥 보면 엄청 밝은 별이지만, 망원경으로 관측하면 반달 모양의 위상 변화가 관측됩니다. 

 가. 초저녁이나 새벽에만 보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내행성이기 때문에 태양에서 멀리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내행성의 경우 지구에서 봤을 때 태양과 벌어질 수 있는 최대 각도가 존재하는데, 이를 최대이각이라고 합니다. 수성의 경우 최대이각은 약 24도이며, 금성의 경우 48도 입니다.

위 그림에서 이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태양과 최대로 벌어져봐야 48도 까지밖에 안벌어지니 지구에서 보면 무조건 태양 주변에서만 관측됩니다. 태양이 보이는 방향이 남쪽이니까, 지구에서 봤을 때 태양보다 왼쪽은 동쪽에 있는 것이고 이 때는, 지구 자전방향을 보면 해가 먼저 보이고 금성이 나중에 보입니다. 그래서 해가 뜬 뒤에나 뜨는 금성은 새벽에 절대 보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질 때는 해가 먼저 지고 이후에 금성이 집니다. 그래서 해가 지고도 서쪽하늘에 떠 있는 금성을 관측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서방최대이각 부근에서도 마찬가지 논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지구 자전을 따라가면 해보다 먼저 금성이 떠 오르기 때문에 동쪽 하늘에서 관측 가능하고, 해가 뜬 뒤에는 해가 너무 밝아서 당연히 못봅니다. 이후 저녁에는 금성이 먼저 지기 때문에 금성을 볼 수 없는 것 입니다.

 

반대로 한밤중에는 금성을 절대 관측할 수 없습니다. 화성이나 목성, 토성등과 같은 외행성은 태양과의 각도가 최대 180도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한밤중에도 잘 보입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한 것 처럼 금성은 지구에서 보면 언제나 태양 주변에만 있어서 한밤중에는 절대 보이지 않습니다.

 나. 달과 같이 변화하는 위상

금성은 달 처럼 위상이 달라집니다. 이는 맨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소형 천체망원경으로는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크기고 극단적으로 변화합니다. 금성의 위상과 크기 변화는 위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도 마찬가지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데, 지구와 금성의 궤도 위치와 태양 빛의 반사 방향 등에 의해 보이는 크기도 심하게 달라지고 위상도 많이 변화합니다. 초승달이나 그믐달 모양일때가 가장 크게 보이고, 보름달 모양일때가 가장 작게 보입니다. 하지만 완전한 보름달 모양을 거의 관측을 못한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1) 태양과 같이 뜨고 지기 때문에 태양빛이 너무 강하여 보이지 않는다.

2) 보름달 모양의 금성은 지구에서 너무 멀고, 이로인해 각크기가 너무 작아 어둡다.

혹시나 태양 뒤로 숨어서 안보인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안됩니다. 물론 진짜로 태양 뒤로 숨어서 안 보이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드뭅니다. 지구와 금성의 궤도 경사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종종 태양 앞으로 금성이 지나가는 경우는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2012년도에 금성이 정확히 태양앞을 지나갈 때 제가 촬영한 사진입니다. 태양의 약간 왼쪽에 작은 동그라미가 놀랍게도 금성입니다. 이런 현상을 금성 일면통과라하는데 2012년도에 있었고, 앞으로는 약 100년간 보지 못한다 합니다.

<2012년에 촬영한 금성 일면통과>

아래 사진은 몇년 전에 우연히 초승달과, 화성, 금성이 나란히 놓였을 때 제가 촬영한 사진입니다. 가장 위가 초승달, 그 아래가 화성, 가장 아래가 금성입니다. 우연히 1열로 배열되었고, 이런 기회에 황도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죠, 공전궤도경사각이 거의비슷비슷해서 이렇게 가끔 일렬로 배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성은 너무 작아 보이질 않아서 아래 그림에 따로 표시하였습니다.

아래 그림은 망원렌즈로 위 세 아이만 나오도록 촬영한 것입니다.

맨 왼쪽이 초승달, 맨 오른쪽 밝은 별이 금성, 그 사이에 먼지같은 작은 점이 화성입니다.

 

이상으로 금성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 때에는 혜성에 대한 내용을 작성해 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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